해봤다! 4편 손해평가사 자격 도전 및 평가현장 후기

해봤다! 4편으로 평생현역 자격증으로 쓸만한 손해평가사 자격 도전기와 합격 후 실제 평가현장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어렵게 취득한 자격증으로 방방곡곡 눈썹을 휘날리며 누비는 보람도 있지만, 평가현장의 어려움과 사건배당의 불투명성 등 여러 어려움도 공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착과수 조사 현장

 

손해평가사 소개

농어업재해보험법에 따라 농축산물에  피해가 발생하게 되면 농협손해보험에 보험을 가입한 농민이 사고접수를 합니다.

그러면 현장을 방문해서 보험금 산출을 위한 손해평가를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손해평가사 자격증 앞면

 

 

자격증 도전 이유

저 역시 퇴직 후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자격증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프리랜서로 사람, 장소, 시간에 매이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손해평가사 자격증 뒷면

 
내가 평가 일을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할수 있는 자유가 있습니다.물론 사전에 의사를 표시해야 하고 표시한 의사에 대해서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리고 평가수당도 사람마다 의견은 좀 다르기는 하지만 노후에 대접받아 가면서 이만한 수당을 받는 직업 찾기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자격시험 도전기

5회 시험 도전기 (2019년)

1차 합격율은 대략 30%~40% 정도 되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1차는 크게 어렵지 않게 합격을 했습니다.

2차를 우습게 보고 2~3개월 정도 유튜브 강의만 듣고, 잘 이해 안 가는 부분은 스킵하고, 시험장에 가보니 약술형 말고 문제풀이형은 손도 대지 못하고 시험장을 나왔습니다.

다른 자격증 시험과 마찬가지로 1차 시험에 합격하면 다음 해에는 1차 시험을 면제해 줍니다.
 

 

6회 시험 도전기 (2020년)

큰맘 먹고 학원에 등록해서 2차 시험 준비기간은 대략 6개월 정도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당연히 주말은 반납하고 도서관에서 살았습니다.

손해평가사 시험 자체가 지엽적인 문제가 많이 나오고 학습내용이 좀 까다로운 게 단점입니다. 특히 숫자나 날짜를 외워야 할 것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시험 전날 밤에는 긴장감으로 잠을 청해도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새웠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시험장에서 느낌은 그럭저럭 합격을 기대해도 되나? 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결과는 평균 40점 ~ 50점 정도로 불합격이었습니다.

응시원서

 
 

 

7회 시험 도전기 (2021년)

관건은 2차 시험이었습니다. 이번에는 1년 전부터 학원인강을 듣고 학원진도를 따라가면서 공부했습니다.

손평 시험이 까다로운 이유 중에 하나가 "업무방법서"라는 매뉴얼을 가지고 시험을 출제합니다.

그런데  그게 매년 새롭게 바뀌고 더구나 보험에 새롭게 가입하는 품목들이 생겨서 공부량이 늘어 그게 아주 죽을 맛입니다.

20년 겨울부터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거의 반년은 모든 시간을 쏟아부은 것 같습니다. 시험장에서의 느낌은 될 것 같았습니다.

21년 8월 시험 끝나는 날 장맛비가 엄청 쏟아지는 가운데 그 비를 맞으며 집으로 걸어가면서 이제 더 이상 공부를 하지 않으리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속이 너무 후련했습니다.

합격점수

결과는 평균 65점 정도로 합격했습니다. 운도 따랐습니다.

시간이 없어 손을 못 댄 문제에 출제 오류가 있어 응시자 전원 득점을 하는 행운도 함께 했습니다. 결국 문 닫고 들어갔습니다. ㅎㅎ  

최종 합격 확인서

그렇지만 7회 합격자 수가 기존 1회부터 6회까지 누적합격생 보다 더 많은 진기록이 세워지는 바람에 합격 이후 각종 모임이나 평가설명회에서 배정건수 불안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많이 들려왔습니다.
 

 

합격 후 이모저모

합격 후에는 학원 평가 설명회(전라도 광주에 있는 에듀야 학원)에 제일 먼저 참석해서 평가 장비도 구경해 보고 선배기수들의 경험담도 강연으로 듣고, 수건도 한 세트 받아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ㅎㅎ

평가 일을 하려면 농어업재해보험협회나 한국손해평가사협회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연회비를 내고 협회에서 평가건을 배정받아 일을 하게 됩니다.

평가 현장에 투입하려면 사전 업무교육을 별도로 의무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예전에는 천안에 있는 모 연수원에서 2박 3일 정도 받았다고 하는데 저희는 코로나로 인해 인강으로 대체했습니다.

실무교육자료

나이가 좀 젊으신 분들은 협회보다는 손해사정법인 소속의 평가사(직원)로 대략 3월에서 11월 정도까지 계약직으로 일을 하시기도 합니다.

실무교육 교재

저는 농어업재해보험협회(줄여서 농재협 이라고 합니다.)에 가입을 했고, 협회 내 경기지회 소속의 10여 개 정도 되는 팀 중에서 한 팀에 소속되어 주로 팀소속 평가사님들과 유대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평가 신청 시에는 상시평가를 할지 아니면 주말평가를 할 지 협회에서 의견을 물어 옵니다. 요즘은 주말평가를 한다고 하면 업무투입이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손해평가 현장 후기

1. 전체 평가사들이 투입되는 대규모 조사건이 있습니다. 바로 사과, 배, 단감, 떫은 감 같은 착과수 조사(7월경)와 벼조사(10월경)입니다.

2. 팀별로 지역을 배정받아 착과수 조사와 벼조사는 현지 상황별로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 7일에서 15일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착과수 조사 현장

3. 팀이 배정받은 현장 인근에 모텔을 단체로 예약하여 대개는 같은 숙소생활을 하는 편입니다. 배정 받은 지역은 매년 바뀝니다.
 

 
4. 저도 22년, 23년도에 평가조사 나간 지역을 보면 강화, 경상도 의성, 충청도 청양, 전라도 김제, 충청도 제천 등 이곳저곳을 다니게 됩니다.

착과수 조사 모습

5. 일일 조사 스케줄을 보면 대개 아침 5시경에 일어나 간단하게 개인별로 숙소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농민과 전날 사전에 약속한 과수원이나 논에서 7시경부터 첫 조사를 시작합니다.

고추조사 현장

6. 12시까지 여기저기를 차로 이동하면서 5건이나 6건 정도를 하고 현장 가까운 곳 식당에서 같이 나간 조원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필요시 1~2건 정도 더 조사를 합니다.

사과조사

7. 2시~ 3시경부터 카페나 숙소 아니면 한적한 정자 같은 곳에서 조사서를 작성하고, 농협손해보험 앱에 조사자료를 입력하고, 농재협 앱에도 자료를 입력하고,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나 조사서도 전송합니다.

손해평가 앱

8. 평시 휴대폰의 여러 기능들을 잘 다루지 못하시는 분들은 현장에서나 아니면 조사보고 시 애를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은 급하지 결과 보고는 빨리 해야지 등에서 진땀 납니다. ㅎㅎ

벼조사 장면

9. 조사서를 작성하고 앱으로 평가결과를 보고하고 팀장에게 오늘 평가결과를 톡으로 보고하는 모든 절차가 끝나면 대략 5시에서 6시 정도 됩니다.

조사서

10. 물론 위의 경우는 어느 정도 숙달이 되신 분들 기준입니다. 조사 첫 해에는 조사서 작성이 서투르고 틀리고 앱이 오류 나고 와이파이나 데이터가 끊어지고 해서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고추조사

11. 동료 평가사님들과 반주를 곁들인 간단한 식사가 끝나면 숙소로 돌아와 내일 조사건에 대해 계약자인 농민들과 시간 약속까지 잡으면 피곤한 하루 일과 끝입니다.
 

 
12. 평가사님들 개인마다 역량이 다르기에 딱 잘라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퇴직 전에 사람 대하는 일을  많이 하신 분들이 아무래도 평가현장에서 계약자인 농민들과 관계성이 좋은 편입니다.

휴식시간

13. 평가사님들의 전직은 대개 은행 지점장, 고위공무원, 공기업 근무, 교사 등 왕년에 한 가닥 하셨던 분들이 꽤 많으십니다.

한 마디로 내공과 역량이 대단 하십니다. 그러나 그게 오히려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
 

 
14. 조사 마지막 날은 대개 오전에 끝마치는 경우가 많기에 평가현장 인근지역에 있는 문화재나 구경거리를 찾아가는 것도 재미가 있습니다.

손해평가 현장에서만 체험 할 수 있는 달콤한 휴식입니다. 

손해평가를 마치고

 

손해평가 현장을 다녀오고 수당도 받고 보니

저는 다른 일도 병행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 일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22년에는 20여 일 정도 23년에는 15일 정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간 여유가 좀 더 있었다면 평가 일을 좀 더 했을 가능성은 있었습니다.

협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니 23년 기준 평가사 평균 약 1,000만 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평균이니까 더 많으신 분들도 있고 저처럼 적은 분들도 있겠지요. 

벼 중량 조사

과거보다는 많이 낮아져서 생계형 보다는 어느 정도의 수입을 동반한 레저형이라고 보시면 맞을 듯싶습니다.
현장에서 저희들끼리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평가조사뿐 아니라 계약인수 과정에도 평가사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정확한 시기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평가사 수입이 지금 보다는 더 좋아지리라고 예상하는 분위기 이기는 합니다.

 

 

작년에 8회 합격자분과 같이 한 조를 이루어 사과 착과수조사를 하면서, 그분 말씀이 퇴직하고 그동안 좀이 쑤셨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자유롭게 바깥 생활을 하면서,

돈도 벌고 부인 눈치도 안 보고 하니 너무 좋다고 하시길래 같이 웃은 기억이 있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재미있습니다. 물론 여름에는 땀 좀 흘리고 무척 덥지만 그 정도쯤이야~~. ㅎ
여러분의 평생 현역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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